김기덕은 세계 3대 영화제에서 모두 본상을 받은 대한민국의 유일한 영화 감독이다.
2004년 베를린 국제 영화제 은곰상(감독상) - 《사마리아》
2004년 베니스 국제 영화제 은사자상(감독상) - 《빈집》
2011년 칸 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상 - 《아리랑》
2012년 베니스 국제 영화제 황금사자상(최고상) -《피에타》
2020년 11월 20일,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러시아 등을 떠돌던 끝에 에스토니아를 거쳐 라트비아에 도착했다. 라트비아 리가 인근의 휴양 도시 유르말라(Jūrmala)에 집을 구입하고 영주권을 얻기 위해서였다. 그의 작품이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라트비아 등 구 소련권의 정서와 잘 맞아 떨어져 크게 인기를 누렸고, 이곳에서는 그의 미투 사건도 잘 알려져 있지 않아 활동을 이어가는데 좋은 조건이었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동 성범죄를 저지르고 미국에서 도주해 유럽을 떠돌며 작업을 했던 로만 폴란스키와 비슷한 사례.
그런데 라트비아의 현지 언론 DELFI의 보도에 따르면, 입국 후 현지에서 도움을 주던 러시아의 영화 감독 비탈리 만스키 감독과 12월 5일에 연락이 두절되었고 약속 장소에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비탈리 만스키는 북한의 실상을 담은 태양 아래라는 영화를 찍었고, 2018년엔 <푸틴의 증인들>이라는 영화를 발표했다. 성향이 딱 반푸틴이다보니 그의 작품은 러시아에서 배급 금지를 먹었고, 생명의 위협을 수시로 받다 보니 2014년 4월 이후로는 라트비아 리가에서 살고 있다.
이후 만스키 등 지인들은 수소문해 보았지만 그의 행적을 못 찾다가, 뒤늦게 김기덕이 코로나19에 감염되어 리가 스트라딘쉬 대학(Rīgas Stradiņa universitāte) 병원에 입원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뒤 김기덕은 급격한 코로나19 합병증 진행으로 2020년 12월 11일 새벽 1시 20분(현지 시각)에 사망했다. 대한민국에는 이 DELFI 보도를 인용한 러시아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졌으며, 국내에 있는 가족과 지인들도 사망 소식을 통보받은 것으로 확인되어 사실로 확정되었다.
주라트비아 한국 대사관은 유가족들의 장례 지원을 약속했고, 유가족은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라트비아에 직접 가기 어려워, 장례를 대사관에 위임한 후 현지에서 화장하여 유골만 송환하기로 했다. 이후 유골이 송환되자 유족들은 2020년 12월 20일에 경기도의 한 장례식장에 빈소를 마련하고 잠시 조문을 받은 뒤에, 다음날인 21일에 발인을 엄수하고 알려지지 않은 모처에 안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