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기업인.
동아건설 창업주 최준문의 장남이다. 1943년 충청남도 대전부(현 대전광역시) 출생. 이화여자대학교 사범대학 부속고등학교, 한양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 미국 조지타운 대학교를 졸업했다. 귀국 후 동아건설 및 대한통운 대표이사 사장, 대전문화방송 사장, 동아생명 회장 등을 거쳐 동아그룹 회장이 되었다.
1981년 대통령 선거인단 선거(서울 중구 2선거구)에 민주정의당으로 출마해 당선되었다.
20세기의 대역사로 불리우는 1983년 리비아 대수로 공사를 수주하고 지휘하면서 동아건설을 세계적인 건설사로 성장시켰다. 이 일로 당시 리비아의 권력자 무아마르 카다피와도 친해져서 카선생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카다피 역시 그를 헤잔님(회장님)이라고 친근하게 불렀을 정도. 한때 최원석 회장의 동아그룹은 22곳의 계열사를 거느렸고 재계 서열은 10위에 달했다.
하지만 1994년 동아건설이 시공한 성수대교 붕괴 사고가 발생했고, 1997년 외환 위기를 거치면서 1998년 경영권을 내놓아야 했다. 이후 동아건설은 1998년 워크아웃에 들어가 2001년 파산선고를 받았다.
'리비아 대수로 공사'의 주역인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이 25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0세.
최준문 동아그룹 창업주의 아들인 최 전 회장은 1943년 대전에서 태어나 이화여대사대부고와 한양대 경제학과를 거쳐 미국 조지타운대를 졸업했다.
그는 23세였던 1966년 동아콘크리트 사장에 취임한 후 30대에 동아그룹 주력 기업인 동아건설·대한통운 대표를 맡았고 대전문화방송 사장 등을 거쳐 1978년 동아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40대에는 20세기 단일 토목공사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리비아 대수로 공사를 1983년 수주하고, 현장에서 총지휘하며 큰 명성을 얻었다. 이 때문에 동아그룹은 한때 계열사 22개를 거느리며 재계 순위 10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1994년 동아건설이 시공한 성수대교가 붕괴하면서 그의 인생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 1997년 IMF 외환위기와 김포매립지(현 청라국제도시·검단신도시) 공사 문제가 겹쳐 유동성 위기를 겪자 그는 1998년 회장직에서 사임했다. 동아그룹은 2001년에 결국 파산했다. 이후 동아건설 등 일부 계열사는 다른 기업에 인수됐고 최 전 회장은 학교법인 공산학원 이사장을 지내며 동아방송예술대학교와 동아마이스터고등학교 운영에 집중했다.
최 전 회장은 1981년 대통령선거인단 선거(서울 중구 2선거구)에 민주정의당으로 출마해 당선되기도 했다.
그는 올해 6월 MBC 유튜브 채널 '소비더머니'에 병색이 완연한 모습으로 출연해 시한부 투병(말기 암)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삶을 회상하며 "(동아그룹 직원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고 그룹 해체 과정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도 드러냈다.
그는 자신이 이끈 기업의 흥망성쇠 못지않게 파란만장한 인생사도 거쳤다. 4번 결혼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첫 부인은 1964년 미스코리아 진이자 신도환 전 국회의원 장녀인 신정현 씨이며, 두 번째 부인은 원로배우 김혜정 씨다. 세 번째 부인은 그룹 '펄 시스터즈'의 배인순 씨, 네 번째 부인은 1992년 미스코리아 선 출신 아나운서 장은영 씨다. 특히 장씨와는 27세의 나이 차를 극복하고 1999년 결혼해 큰 화제를 모았지만 2010년 이혼했다.
그는 영화계에도 많은 관심을 드러냈다. 2008년 초 저예산 영화 '굿바이 테러리스트' 총감독을 맡아 영화계에 입문하기도 했다. '굿바이 테러리스트'는 이주 노동자들의 서글픈 한국 생활을 다룬 40분짜리 단편영화로 동아방송예술대 1기 졸업생인 홍승현 씨가 감독을 맡았고 스태프 대부분이 이 대학 출신이었다.
최 전 회장이 리비아 대수로 공사를 맡을 당시 그의 오른팔로 함께했던 정진삼 전 동아건설 사장도 최근 별세했다. 20세기 한국 건설 역사의 한 장을 장식했던 인물들이 이달 들어 나란히 눈을 감은 것이다. 지난 16일 세상을 떠난 정 전 사장은 1995~1998년 동아건설 사장으로 일했으며 리비아 대수로 공사의 총소장과 리비아 본부장으로 있으면서 1996년 3·4단계 공사 계약 합의까지 끌어냈다. 이 공로로 그는 1996년 금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최 전 회장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이며 발인은 28일 오전 7시다. 유족으로는 아들 최우진·최은혁(고인)·최용혁·최재혁 씨, 딸 최선희·최유정 씨가 있다.
[서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