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현미가 지난 4일 향년 85세로 별세했다. 고인의 정확한 사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싱크대 앞에 넘어져 쓰러져 있는 것을 지인이 발견,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전해진다. 현미의 지인은 “지난해에 베란다에서 꽃 화분을 만들다 넘어져 발목이 부러졌다. 한 번 다친 부분이 약해져서 아마 그게 문제가 되지 않았을까”라며 ‘발목 골절’을 언급했다.
발목 골절은 모든 뼈 부상의 10%를 차지한다. 그런데 특성상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고 외상 후 관절염, 감염, 관절 통증 등의 합병증 발생 사례도 드물지 않다. 발목 골절 발생률은 연령이나 계절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난다. 남성은 청소년기인 10대에 발목 골절을 겪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10만명당 272명). 이후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발병률은 완만히 증가한다.
반면 여성은 50대가 40대보다 2배 이상으로 많고 이후에는 급격히 발병률이 늘어난다. 60대 여성의 발목 골절 발생률은 같은 나이대 남성보다 2배 이상 높은 10만명당 348명으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여성은 골다공증의 위험이 증가하는 폐경기 이후 50대와 60대에 발목 골절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발목 골절은 재발률이 높으며 치료가 쉽지 않다. 발목 골절 고위험군은 평소 발목 골절에 대한 예방법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평소에는 운동을 통해 발목 불안정성을 개선하고, 주변 근력을 강화시켜 유연성을 기르는 것이 좋다. 평소 계단 오르기나 발뒤꿈치가 땅에 닿지 않도록 올렸다 내리기, 발의 오목한 부분에 밴드를 걸어 당겨주는 운동 등은 발목 근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치료는 골절 부위가 2㎜ 이하라면 수술 없이 얼음찜질을 하거나 발목 꺾임을 방지하는 보호대 등을 착용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골절 부위가 그보다 크면 나사로 뼈를 이어 붙이는 등의 수술을 시행한다.
가수 현미(85)는 별세 전날인 3일 KTX를 타고 대구에 가서 노래 교실 공연을 했다. 다음 날 지인들과 점심 약속을 할 정도로 건강에 문제가 없었다. TV 프로그램에 나와 자신은 콜레스테롤 수치도 높지 않고, 앓고 있는 질병도 없다며 건강을 자신하기도 했다. 그러다 돌연히 세상을 떠났다. 노화로 신체 기능을 하나씩 잃으면서 죽음에 이르는 자연사 과정과는 다르다.
이렇게 건강한 고령자가 어느 날 갑자기 사망하게 된 이유는 뭘까. 사망 당일 아침 현미가 119에 구급 신고한 기록은 없다. 자택서 숨진 현미를 발견한 팬클럽 회장 김모씨는 “고인이 편안한 얼굴이었다”고 했다. 여러 정황상 현미는 수면 중에 발생한 갑작스러운 증세로 죽음을 맞았을 가능성이 크다. 편안한 얼굴 등을 볼 때 “고통 순간을 최소화하고 별세했다면 복(福) 아니냐”는 말도 일부에선 나온다.
성인 돌연사 통계에 따르면, 이렇게 건강한 고령자가 황망히 세상을 뜨는 가장 큰 원인은 숨어 있던 심혈관 질병의 폭발이다. 평소에 감지되지 않았던 관상동맥 협착이 있었고, 자다가 관상동맥 경련이 일어나 심근경색증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 김영훈 고려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심근경색증으로 응급실에 실려오는 환자의 30~40%는 심근경색증 발생이 병을 인지하는 첫 증상”이라며 “관상동맥이 60~70% 정도만 막혀 있으면 달리기나 강도 높은 운동을 하지 않는 한 일상생활 하면서 숨이 차지 않고, 가슴 통증도 못 느끼고 지낸다”고 말했다. 급성 심근경색증은 혈압과 맥박이 불안정한 새벽과 아침 시간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심근경색증이 발생하면 뒤따라 심장박동이 불규칙해지는 부정맥이 일어난다. 이때 숨이 가빠지면서 뒤척일 수 있으나, 혼자 수면 중이었기에 깨어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심장이 부르르 떨리는 부정맥이 수분간 지속되면 심정지 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